1. 장티푸스란?

장내세균과에 속하는 살모넬라에 의해 일어나는 감염병입니다. 살모넬라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으나, 장티푸스를 일으키는 종류는 Salmonella typhi와 Salmonella paratyphi 두가지입니다. 이 균이 존재하는 음식 혹은 물을 섭취함으로서 사람은 장티푸스에 감염됩니다. 복통 뿐 아니라 심한 발열을 동반하기 때문에 ‘장티푸스열’, ‘장열’이라는 용어도 함께 쓰이고 있습니다. 항생제가 없던 시기에는 장티푸스열로 인한 치사율이 15%정도로 매우 높았으나, 현재치사율은 1% 미만으로 감소하였습니다.


2. 장티푸스(장열)는 어떤 경로를 통하여 전염될까?

장열의 원인균인 S. typhi와 S. paratyphi는 인간이 유일한 숙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장열은 급성으로 감염된 환자나 만성보균자를 통해서만 전파가 됩니다. 대변-구강으로의 경로를 통한 직접 전파도 증명된 바 있으나 드물고, 오히려 질환의 대부분의 경우에는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하여 발생합니다. 때때로 의료 인력들에서도 감염된 환자에게 노출되어 장열에 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장열은 개발도상국, 특히 인도, 남아메리카, 중아아메리카 및 아시아 지역에 토착화되어 있습니다.


3. 임상 소견

장열의 대표적인 증상은 발열과 복통이지만, 실제로 임상양상들이 다양하기 때문에 ‘장열’이라는 용어 자체가 틀린 명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열에서 발열은 약 70%이상에서 발견되나, 복통은 20~40%에서만 관찰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최근에 개발도상국으로 여행을 한 경우 발열이 있다면 이와 같은 잠재적인 치명적인 전신질환을 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잠복기는 3일에서 21일 정도이고, 이러한 잠복 기간은 초기에 감염된 균의 양이나 환자의 면역 상태,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장열에서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38.8~40.5℃ 정도의 지속적인 열입니다. 또한 발열이 있기 전에 오한, 두통, 식욕부진, 기침, 쇠약감, 인후통, 현기증, 근육통이 올 수 있습니다. 위장관 증상들은 아주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설사나 변비가 올 수 있고 1세 미만의 소아에서는 설사가 더 흔합니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했듯이 복통을 느끼는 경우는 환자의 20~40%에 불과합니다. 일반적으로 S. typhi 감염에서 S. paratyphi 감염에서보다 임상증상들이 심합니다.
장티푸스열의 초기 신체소견들은 "장미진“(rose spot)으로 불리는 발진, 간비종대, 비출혈, 상대적 서맥 등이 있습니다. 장미진이란 몸통과 가슴에서 흔히 보이는 희미한 연어색깔의 발진이며 이것을 누르면 창백하게 변하는 특징을 보입니다. 이 발진은 질병의 첫 주에 약 30%의 환자에서 관찰되며 2~5일 후에는 흔적없이 사라집니다. 발진은 희미하기 때문에 검은 피부를 갖는 환자들에서는 확인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가끔은 환자들 중 ‘가성혼수’로 침대덮개나 가상의 물건들을 집으려고 하는 신경정신학적인 독성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치료받지 않은 환자들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는 합병증은 장천공과 위장관출혈입니다. 이 합병증들은 3~4주째에 나타나며, 생명에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즉각적인 약물치료 및 수술적 치료가 요구됩니다.
 그 외에도 드문 합병증은 췌장염, 간 및 비장 농양, 심내막염, 심낭염, 고환염, 간염, 뇌막염, 신장염, 심근염, 폐렴, 관절염, 골수염 및 이하선염 등이 있으나 신속한 항생제치료 덕분에 발생이 감소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신속한 항생제치료에서 불구하고 약 10%정도에서 재발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4. 장티푸스를 진단하기 위한 방법은?

장티푸스열의 임상양상이 특징적이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개발도상국, 특히 인도, 필리핀, 라틴아메리카에서 귀국하여 열이 발생한 경우 한번쯤 의심해보아야 합니다. 이러한 환자집단에서는 또한 말라리아, 간염, 세균성 장염, 뎅기열, 리케치아 감염, 렙토스피라증, 아메바성 간농양, 급성 HIV 감염증 등을 의심해야 합니다.
 장티푸스열을 확진할 수 있는 가장 표준적인 검사는 이 균을 배양검사에서 검출하는 것입니다. 감염의 첫 주에는 90%정도까지 검출할 수 있으나 3주에는 검출률이 50%까지 낮아지므로 조기에 진단받는 것이 좋습니다. 균을 배양하기 위하여 대변, 뇨, 장미진, 골수, 위장관 분비물 등을 이용하는데, 특히 항생제 투여에 의하여 균수가 낮아 검출이 어려운 경우 골수배양검사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5. 치료

항생제가 없던 시기에는 장티푸스열로 인한 치사율이 15%정도로 높았으나, 1948년 클로람페니콜을 치료에 사용함으로써 치사율을 1%미만으로 감소시켰으며, 발열기간은 14~28일에서 3~5일로 줄였습니다. 클로람페니콜은 1970년대까지 장열의 포준치료제로 남아 있었으나, 이 약제에 대한 내성균주의 감염으로 인한 치사율이 증가하여 트리메토프림-설파메톡사졸(TMP-SMX)이 치료의 근간이 되었습니다. 그 후에도 다양한 약제에 내성을 보이는 균주의 출현으로 현재는 퀴놀론계 항생제나 3세대 세팔로스포린들이 경험적 치료약으로 권장되고 있습니다.


6. 예방 및 관리

장열을 일으키는 살모넬라는 인간이 유일한 숙주이고 오염된 식품이나 식수를 통해 전파되므로 이론적으로는 살모넬라를 제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쓰레기 처리나 식수처리를 위한 적절한 시설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에서는 살모넬라의 완전한 제거는 비현실적입니다. 따라서 개발도상국으로의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에게는 음식이나 식수섭취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며 예방접종을 고려하도록 충고합니다.

(출처 : Harrison's principles of internal medicine 16th edi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