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길랑-바레 증후군이란?

길랑-바레 증후군이란 자가면역반응에 의해 급성으로 발병되는 심한 전격성 다발성 신경근 신경병증입니다.

2. 역학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한 달에 백만 명 중 한명 정도의 빈도로, 혹은 연간 약 3,500명 정도의 빈도로 발생됩니다.
남자와 여자에서 같은 빈도로 발생하며 서구에서는 소아보다 성인에서 더 흔하게 발생합니다.

3. 길랑-바레 증후군의 임상소견

길랑-바레 증후군은 급속히 진행되는 운동마비와 심부 건반사 소실로 나타나며 감각장애가 동반되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임상증상은 상행성 마비로 처음에는 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으로 시작됩니다.
근력 약화는 수 시간에서 수일에 걸쳐 진행되며 사지의 저린 듯한 이상 감각이 흔히 동반됩니다.
하지가 상지보다 더 심하게 침범되며 양측 안면마비는 환자의 50%에서 나타납니다.
하위 뇌신경도 흔히 침범되어 연수마비와 함께 객담 배출과 기도 유지가 어려워집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입원치료가 필요하며 약 30% 정도는 이환기간 동안 인공호흡기를 필요로 하게 됩니다.
초기 증상으로 발열을 비롯한 다른 전신증상은 나타나지 않으므로 만일 이러한 증상이 있다면 진단을 의심해보아야 합니다.
심부건반사는 증상 시작 후 며칠 내에 소실되며 표재 감각 결손, 즉, 통각 및 온도감각의 소실은 상대적으로 미약하지만 심부 건반사와 위치 감각과 같은 직경이 굵은 신경섬유에 의해 전달되는 감각은 심하게 소실됩니다.

심한 경우에는 배뇨 장애가 동반되지만 대개는 일시적입니다.
만일 배뇨장애가 현저하고 질병의 초기에 나타나면 길랑-바레 증후군 이외의 질환, 특히 척수질환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임상적으로 악화가 멈추고 안정기에 들어서면 더 이상 증상이 진행하지는 않습니다.

집중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위중한 경우에는 자율신경계의 침범이 흔한데 주요 증상은 혈관 운동 조절의 실패로 인한 혈압의 광범위한 변동, 체위성 저혈압, 부정맥 등입니다.
이런 증상들은 주의 깊은 감시와 치료가 필요하며 때로는 치명적일 수도 있습니다.

통증도 길랑-바레 증후군의 흔한 증상 중의 하나로 몇 가지 형태로 나타나며 가장 흔한 양상은 마비된 근육의 심부에서 느껴지는 쑤시는 듯한 통증으로 전날 무리하게 운동한 뒤 나타나는 통증과 유사합니다.
길랑-바레 증후군에서 보이는 또 다른 통증으로는, 척추 전체를 따라 내려가는 통증 및 감각 신경섬유의 침범에 의해 발생되는 이상 감각성 통증이 있습니다.
이러한 통증은 자연히 소실되며 통상 사용하는 진통제로 조절됩니다.

몇몇 길랑-바레 증후군의 아형이 존재하는데, 전기진단학적 검사소견과 병리적인 차이에 의해 구분되고 부분적인 길랑-바레 증후군도 드물지만 존재합니다.

4. 선행질환

길랑-바레 증후군 환자의 75%에서 발병 1~3주 전에 주로 호흡기나 위장관계 급성 감염이 선행됩니다.
균 배양 및 혈청을 이용한 역학조사 결과, 북부 미국, 유럽, 호주에서 발생되는 전체 환자의 20~30%에서 Campylobacter jejuni 감염 또는 재감염이 선행됩니다.
이와 유사한 비율로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 거대세포 바이러스 또는 Epstein-Barr 바이러스의 감염이 선행되며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와 마이코플라즈마성 폐렴이 선행 감염의 원인으로 밝혀지기도 하였습니다.
발병 전 백신 접종이 길랑-바레 증후군과 연관되기도 하며 1976년 미국에서 광범위하게 접종되었던 돼지 독감 백신이 가장 대표적인 예입니다.
길랑-바레 증후군은 또한 Hodgkin's 림프종을 포함한 림프종 환자, HIV-혈청 양성 환자와 전신성 홍반성 낭창 환자들에게서 더 빈번히 발생합니다.

5. 진단

길랑-바레 증후군은 증상을 기술한 진단명입니다.
심부 건반사의 소실을 동반한 급속히 진행되는 마비, 발열이나 다른 전신증상의 부재, 특징적인 선행사건 등을 확인함으로써 진단할 수 있습니다.
조기 혈청학적 검사는 단지 길랑-바레 증후군과 유사한 다른 질환을 배제하는 데에만 도움이 됩니다.

감별질환으로는 급성 척수병증(특히 지속되는 등과 허리의 통증), 디프테리아(초기의 구개인두 마비), 라임 다발신경근염과 진드기 매개성 마비, 포르피린증(복통, 경련, 정신병), 혈관염증성 신경병증(적혈구 침강속도 증가), 회색질척수염(발열, 수막자극증상), 거대세포바이러스성 다발신경근염(면역저하 환자), critical illness neuropathy, 중증 근무력증과 같은 신경근 질환, 또는 유기인제, 탈륨, 비소와 같은 중금속 중독 등이 있습니다.

전기 생리학적 검사에서 이상이 뚜렷하지 않을 수 있고, 뇌척수액 단백도 발병 1주 내에는 정상일 수 있으므로, 만일 진단이 강력히 의심되면 특징적인 전기진단학적 검사소견이나 뇌척수액 검사소견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치료를 곧 시작해야 합니다.

* 길랑-바레 증후군의 진단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필수조건
· 2개 이상의 사지에서 진행되는 신경병증성 근력 약화
· 심부건반사 소실
· 이환 기간이 4주 미만
· 다른 원인 질환의 배제

2) 의심되는 소견
· 어느 정도 대칭적인 근력 약화
· 경미한 감각장애
· 안면신경 또는 다른 뇌신경 침범
· 발열이 없음
· 특징적인 뇌척수액 소견 (염증세포가 없으며 단백질이 증가됨)
· 탈수초성 병변을 시사하는 전기 생리학적 소견

6. 예후와 회복

길랑-바레 증후군 환자의 약 85%는 수개월에서 1년 내에 기능적으로 완전히 회복되지만, 심부 건반사 소실과 같은 약간의 이상소견은 지속될 수 있습니다.
사망률은 최적의 치료 조건하에서는 5% 이하로 대부분 이차적인 호흡기 합병증에 의합니다.

근위부의 운동, 감각 신경의 축삭 손상이 심한 환자의 예후가 가장 나쁘며, 이러한 축삭 손상은 일차적이거나 이차적이지만 양쪽 모두 완전히 재생되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고령, 질환이 전격성 또는 위중한 경우와 치료 시작이 지연된 경우도 완전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전형적인 길랑-바레 증후군 환자의 5~10%에서 한번 이상 재발되는데, 이러한 경우는 만성 염증성 탈수초성 다발신경병증으로 분류됩니다.

(출처 : 해리슨내과학 16판, 대한내과학회)